영혼까지 끌어모아 오픈한 동네카페 폐업하고 어제 오늘 짐빼고

 
 
 
글이 없습니다.
홈 > 자유/안구정화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영혼까지 끌어모아 오픈한 동네카페 폐업하고 어제 오늘 짐빼고

고고고 0 1290

필라이트 한잔 빠는 중...

작년 정확히 이때쯤 신나게 페인트칠하고 계단목 자르고 샌드페이터질하며 꾸민 가게가

코로나가 터지고 1년만에 박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난 허접한 데서 일하고 아내가 카페 사장님하시는데...

내가 저녁에 출근, 아침에 퇴근해서 카페 샷다 올리고

아메 같은건 만드니까 사장님 오시기 전까지 매장 셋팅하고

오전 손님 받고..

아내가 비건빵 만들어서 출근하면 같이 좀 하다가

야근한 날은 집에 혼자 들어와서 잠깐 눈 붙이고

다시 카페 나가서 슬슬 거드는 척 하다가 오후에 출근하고...

 

이 생활 1년 했는데

솔직히 할 땐 힘들다 싶었는데

이젠 다 지난 일이 됐네...

 

있는거 없는거 다 털어서 오픈했는데

카페 굴리는 동안 빚만 수천 쌓였네...

 

동네 카페골목 카페만 십수개인데

여기만큼 커피 맛있는 집 첨이에요 하시던

단골들도 적잖이 만들었는데... 이래 됐네...

 

생각보다 동네 카페여도

음료, 비건빵..

자존심과 퀄리티 유지하는데 돈 마이 들가드라..

 

두 번인가? 재난지원금 받았는데

언 발에 오줌 누기더라...

 

카페 옮길만한 곳을 찾다 찾다 못 찾아서

(시발 돈이 없어서 못 찾은거지 뭐...)

일단 커피/티 공방이라도 할까해서

카페에서 쓰던 것들 일부는 후세입자에게 넘기고

일부는 도와주시는 분들이 본인들 창고에서 보관해주신다고 하시고

일부는 집에 가져와서 여기 저기 쌓는데...

아내와 돕던 딸래미가 한숨 쉬는데...

한숨이 바늘처럼 가슴에 와서 박힌다... 씨바..

 

인생 조깟네...

 

코로나.. 덕분에 인생 쓴맛 진하게 본다...

 

어따 말할 데도 없어서 여기다 주절주절 써봤다. 미안하다.

0 Comments
제목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